[t:/]$ 문화_

대작 집창증

2003/09/12

특정 분야의 예술가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거나 작품의 지위 또는 시대적 의미가 기대되는 상황이 올 때, 작가들은 예외없이 “대작 컴플렉스”에 빠지는 것 같다.

영화 “유령”의 감독의 새 영화 “내츄럴 씨티”가 곧 개봉된다고 한다. 이 영화는 보나마나 그 소재의 가난함에서 필패임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애정을 듬뿍 가지고 있었던 “원더풀데이즈”도 그랬다. 그 작품들이 갖는 독특한 지위 덕에 무거운 소재를 무게있는 화법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블레이드 러너,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반게리온, 아서클라크의 소설 들, 매트릭스... 범우주적이고 초인류적인, 게다가 세기말의 극단적인 우울을 아우르고 싶은 욕심을 펼치고 싶지만 결론은 늘 그런 것이다. 역량, 제작비, 각본 퀄리티의 부재.

곧 창의성 빵점의 클리셰로 돌진한다.

. . .

대중음악쪽도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명인”의 위치에 이르면 그들의 음악이 하나 둘 씩 무거워져간다.

락은 무조건 반항적이고 사회비판적이어야 한다는 말 자체가 이미 틀에 구속된 발언 아니던가.

아직도 사랑 노래가 수 천곡은 더 나올 수 있는데 사랑타령 운운 하며 비하하는 것도 그렇고 랩퍼들의 “메세지가 있어보이고 싶은” 가사들 또한 그렇다.

대작 컴플렉스에 빠진 “명인”들을 보고 있자면,

크라잉넛 같이, 별 생각 없어보이는 “막 되먹은 노랫말”을 쓰다가 군말없이 군대가는 펑크밴드가 더 예뻐 보일 때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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